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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재가불자 수행의 현장
재가불자들의 생활 참선의 길로 이끄는 고양 흥국사 불교대학 박희승 교수

현대인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시와 공간의 개념이 없어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가상의 공간 속에서 나와 현실의 나를 구별하지 못해 스스로의 자아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자아를 어떻게 찾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다.


오랫동안 재가불자로서 불교인재개발원과 한국명상협회를 통해 생활 참선의 방법을 제세하고 많은 불자들의 자아를 찾고 증도의 길로 이끈 고양 불교대학 박희승 교수에게 참다운 수행의 방편을 물어본다.

질문1) 교수님 반갑습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주간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생활 참선을 소개하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점점 자아를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왜 참선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현대인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만, 늘 궁핍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방황하며 살아갑니다. 사회 공동체 의식은 약화되고 치열한 경쟁 속에 정치 경제적인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는 각종 경제적인 지표로는 선진국에 진입했으나 국민의식은 아직 혼돈에 있습니다.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를 오랫동안 보여주고 있는데 한 마디로 삶이 힘든 것입니다. 
  이런 때에 종교가 중요합니다. 삶의 고통에 위안과 희망을 주니까요. 이웃 종교는 내 밖에 절대신을 믿음으로 구원을 얻지만, 불교 자기 스스로의 지혜와 능력으로 깨달음을 통하여 생사의 괴로움에서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가르침입니다. 특히 불교의 참선은 마음을 밝고 편안하게 하는 탁월한 생활 수행법입니다. 참선을 통해 내 안에 지혜와 능력을 계발해 나가면 삶의 크고 작은 문제를 바르게 대처하는 지혜가 나와 나날이 좋은날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질문2) 교수님 참선은 흔히 스님들께서 선방에 앉아 용맹정진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재가불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참선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안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참선하면 스님들이 깊은 산중 선원에서 좌선하는 것을 떠올리죠. 그렇지만, 참선은 종교도 초월하여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두 참선은 재가 생활인을 위해 창안되었습니다. 현대인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니 스트레스와 갈등이 많습니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지적인 능력과 집중력이 필요하지요. 이런 분들이 참선을 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지혜를 밝혀 나가니 참 좋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삼성과 구글 같은 선진 기업에서도 참선 명상을 임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많이 도입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불교의 명상법인 참선을 하려면 불교의 근본교리를 공부해서 중도 정견을 세워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화두 참선을 안내하는 선지식을 찾아가서 화두를 받아 생활에서 참선을 하면 됩니다. 요즘은 도시 사찰에서도 참선 명상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또 코로나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참선하는 법을 안내하는 곳이 있으니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질문3) 교수님께서 운영하는 생활 참선 프로그램을 좀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불교인재원에서 2006년부터 간화선 입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화선이란 말이 너무 전문 용어여서 지금은 ‘생활참선’이라고 생활 속에서 참선을 통해서 영원한 행복으로 가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시대를 맞아 생활참선은 온라인으로 공부하며 중간에 1박2일로 해인사 백련암으로 가서 성철스님께서 주시던 화두를 원택스님께 법문을 듣고 받아서 참선을 시작하는 10주 프로그램입니다. 
  생활참선 입문코스 10주를 통해서 생활 속에서 참선을 하면서 불교의 주요 경전과 조사어록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심화코스(2년제) - 전문코스(2년) - 지도자코스(2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금강경, 유마경, 육조단경, 신심명, 증도가, 마조록, 백장록, 돈오입도요문론, 임제록, 서장, 선요, 태고록, 나옹록, 선문정로 등 불교 경전과 조사어록, 그리고 우리나라 조사스님들의 법어집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정견을 세우고 생활에서 화두 참선을 통해서 영원한 행복으로 가도록 안내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참선에 대하여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6년제 참선 수행과정은 불교인재원이 유일할 것입니다. 
  특히 생활참선 지도자코스는 나 자신이 스스로 영원한 행복으로 가면서 이웃도 참선을 통해서 행복한 삶으로 안내하는 정견과 능력을 계발하는 코스입니다. 지난 봄 학기에 6명이 1기로 수료하였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통사찰인 고양 흥국사에서 주지스님의 배려로 주말에 참선 입문과정과 심화과정을 토요일 오후에 상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에는 불교대학에서 경전과 선어록 공부를 대면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북서부 지역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좋습니다. 



질문4) 교수님께서 1년 전 열반에 드신 태백산 선지식 고우 스님과의 인연이 각별하시다고 들었습니다. 스님과의 인연과 가르침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고우스님은 제게 영원한 선지식이죠. 저가 불교를 공부한지 20년이 되어도 여전히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2년에 태백산 각화사에서 선원장하시던 고우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 “아, 세상에 도인이 있다면 이런 분을 도인이라 하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뒤 계속 법문을 들으러 다녔는데, 고우스님께서는 “불교를 알려면 성철스님 백일법문 상권의 근본불교사상편을 반복해서 읽어서 ‘부처님의 깨달음이 중도연기’라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면 알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백일법문을 열 번 읽으니 중도연기가 이치로는 알게 되었습니다. 이해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웬만한 문제는 다 알겠더라구요. 그렇지만, 마음의 화나 욕망은 여전했어요. 그래서 고우스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이해는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여쭈니 “불교는 이해만으로는 안됩니다. 마음에서 화두를 참구하고 생활에서 중도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 가르침대로 하니 화두 참선도 쉽게 체험이 되었고, 생활도 편안해졌습니다. 고우스님께서는 “적명스님을 찾아가서 화두 참선에 대해서 물어보라”하셨어요. 
  적명스님을 찾아뵈니 “하루 5분 좌선을 규칙적으로 하면 언젠가 삼매가 체험되어 스스로 시간을 늘여갈 수 있을 것이다.”하셨어요. 그 말씀대로 실천하니 화두 삼매가 체험되어 간화선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뒤에 안국선원 간화선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수불스님 화두 참구법을 지침으로 정진하여 3시간 정도 화두가 동정일여가 되는 삼매 체험을 하니 이제 더 이상 공부에 대한 의심은 없어졌어요. 이 화두 참선이 제게 참 좋았던 것이 지금은 화가 없어졌어요. 아직 좀 언짢은 감정을 느낄 때는 있지만, 코로나시대부터는 화로 표출하지는 않게 되더군요. 비록 깨치지는 못했지만, 화두 참선이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가치있고 유용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되었지요.




질문5) 교수님 재가불자들이 수행을 시작했다. 여러 사정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때는 어떤 방편으로 타계해 나가는 것이 좋은 방안일까요?

  그렇지요. 누구나 불교에 인연되어 기도와 간경, 염불, 절, 주력, 참선을 하지요. 그런데 꾸준히 하기는 쉽지 않지요. 도중에 어떤 경계를 만나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우리나라 불자들이 대부분 구복求福 신앙에 머물러 있어 어떤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기도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요. 구복 신앙은 모든 종교의 출발이나 부처님 가르침과는 거리가 멉니다. 부처님은 생사 윤회의 해탈을 근본으로 했는데, 내가 잘 되고 복 받기 위한 기도 수행은 생사윤회 안의 일이니 영원한 행복을 성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바르게 아는 불자라면 깨달음으로 가는 수행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수행은 깨칠 때까지 마지막 호흡이 멈출 때까지 해야 생사의 괴로움에서 영원히 해탈할 수 있습니다. 중단 없이 수행을 하려면, 먼저 부처님의 깨달음 세계를 공부하여 정견正見을 세우고 수행해야 합니다. 정견 없이 수행함은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길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깨달음을 향해 가는 정견을 세우고 수행하는 사람은 수행할수록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지며 행복해집니다. 예를 들어 산의 정상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등산하는 사람은 산을 오를수록 힘이 들지만 높이 올라 갈수록 전망이 확 터이고 정상의 환희에 가까워짐과 같습니다. 
  불교 수행을 하는 분이라면 정견을 세우면서 수행하되, 절대 포기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영원히 생사의 괴로움을 받으며 윤회의 세계에 떠돌게 되니까요.



질문6) 끝으로 참선에 관심이 있는 불자들에게 어떤 방편으로 수행의 길로 드는 것이 좋은지 말씀해 주십시오.

  참선은 인류 최고의 가르침입니다. 자기 스스로의 지혜를 밝혀 깨달음을 통해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길입니다. 다만, 참선을 쉽게 하려면 불교의 근본교리를 공부하여 정견을 세워야 합니다. 즉 불교의 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이 서야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교에 정견을 세우는 방법으로 고우스님께서는 “성철스님 백일법문이 인류 최고의 불교입문서”라 하셨습니다. 백일법문 한 권을 통독하여 부처님의 깨달음 세계가 중도연기라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면 팔만대장경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교에 정견을 세우고 화두 참선에 입문하면 화두가 쉽게 체험이 되고 공부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밝아집니다. 불교의 지혜는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사는 길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제 체험을 바탕으로 ‘나를 바꾸는 하루 5분 참선, 나바오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선에 입문하려는 분은 하루 24시간 중에서 단 5분 동안 좌선하는 것으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매일 정해놓은 시간에 기도하듯이 5분 좌선을 생활화하시면 언젠가 참선이 체험이 되어 스스로 시간을 늘려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을 자기 마음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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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자비 정신으로 병고에 시달리는 중생에게 희망을 전하는



생명나눔실천본부는 1994년 설립된 보건복지부 지정 장기기증 희망등록기관으로 장기기증, 조혈모세포 희망등록, 환자 치료비 지원, 자살예방센터 운영하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바탕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밝은 복지사회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이끄는 일면 대종사를 만나 장기기증 운동이 현황과 전망 그리고 스님의 출가 수행의 발걸음을 들어봤다.

- 스님 바쁘신 중에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설립과 지금 운영 중인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먼저 주간불교 창간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애독자로 주간불교에 나온 좋은 글들을 법문에 인용도 많이 했습니다. 창간하신 경우 스님은 생전에 제가 여러 번 찾아가 인사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불교 홍포를 위해 보다 발전된 신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시작은 1994년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바탕으로 장기기증 운동을 해보자는 몇몇 스님들이 뜻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설립 당시에는 ‘생명나눔실천회’라는 이름으로 돌아가신 진철 스님, 지금 비구니회 회장이신 본각 스님, 박광서 교수 등이 참여했습니다. 

법인을 설립하면서 이사장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신 법장 스님을 이사장으로 모셨습니다. 스님은 약 9년간 이사장으로 초기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법장 스님이 총무원장 재직시절 저에게 이사장을 권유하셨으나, 처음에는 고사했습니다. 그러던 중 법장 스님이 갑작스런 열반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참석한 이사들이 일면 스님이 생명 나눔을 통해 새 생명을 얻었으니, 스님이 인연인 것 같으니 맡으라 해서 제가 운영하게 됐습니다. 

법장 스님이 처음 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의 인식이 참 열악했습니다. 장기기증 하라 권유하면 손가락이라도 잘라가는 것처럼 화를 내던 생각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사업을 맡아 먼저 조직을 정비하고 정부 지원예산도 조금씩 늘려갔습니다. 지금은 회원이 약 20만 명 정도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특히 뇌사자 장기기증이 중요한데, 뇌사자의 부모나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하라 하면 많이들 싫어하십니다. 뇌사자의 장기가 새로운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난다고 잘 설득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연간 약 4,000여 명의 뇌사자가 발생하는데 장기기증을 하고 가는 사람은 약 5%에 불과합니다. 극히 적은 숫자입니다.

우리가 가장 건강할 때 기증을 하면 9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조혈모 세포를 희망 등록하면 백혈병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조혈모세포라는 것이 부모 자식 간에도 일치하는 확률이 5% 정도이고, 형제지간에는 25% 밖에 일치하지 않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등록하더라도 환자와 일치하는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일치하는 조혈모를 찾아 기증을 요청하면 많은 사람이 등록할 때와는 달리 꺼려해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 년에 오. 육십 명 정도 기증이 성공합니다. 현재 조혈모세포 희망 등록자는 약 5만 3천 명입니다.  

그리고 수술하고 치료만 잘하면 나을 수 있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 언론에서 모금을 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인 성금을 환자들에게 치료비로 지원하는 사업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 스님 장기기증 가지는 불교적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인과경에 의하면 부처님은 수십 겁의 생을 살면서 상대방의 이익만 있으면 자신의 몸을 보시했습니다. 부처님은 인행 시에 남을 위해 몸을 던진 일화가 많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픈 사람, 살다가 아픈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생명나눔의 본질입니다. 

내가 열심히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순간 생명을 나눠주고 가면 좋은 것입니다. 만약에 나이가 많이 들어 노환으로 가더라도 각막 하나라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도 마지막 가는 길에 각막을 기증하고 떠나 많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불교는 자비행의 실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교의 계율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살생을 금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생명을 살리자는 것입니다. 생명나눔은 자신의 몸을 주고 가고, 살았을 때는 불우한 환우들을 위해 작은 보시라도 실천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 스님께서 출가와 63년 간 수행하신 경험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1959년에 출가를 했습니다. 올해로 63년이 지났습니다.
단 한 번도 주지를 역임하지 않고, 선 수행으로 드높았던 명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를 했습니다. 해인사 강원에서 사교반을 마치고 은사 스님을 찾아 선방으로 인사드리러 같습니다. 

은사 스님은 이제 공부 그만하고 선방으로 와라 하시는 겁니다. 제가 대답하기를 스님 선방에서 참선 수행해 도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보니 행정의 도인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행정의 도인이 되어 불교를 한 번 잘해보겠습니다. 은사 스님이 그저 웃기만 하셨어요. 

한 번은 은사 스님 옷을 세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비누라 해도 거품도 잘 나지 않는 양잿물로 만든 검은색 비누가 전부였습니다. 세탁을 마치고 남은 비눗물을 버리려 하자 은사 스님이 크게 호통을 치시더라구요 남은 물로 걸레라도 빨아야 한다고요. 하루는 몇 가지 물품을 적어주시면서 장에 가서 사 오라 하시더군요. 

십여 리를 걸어 가야장터에서 물건을 사고 나니 돈이 좀 남아 맛있어 보이는 큰 눈깔사탕을 하나 사 먹었습니다. 돌아와 장 본 물건을 보여드리니 돈이 남는데 어디다 썼냐고 물으시길래 사탕 사 먹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은사 스님은 가장 무서운 얼굴로 호통을 치시면서 부처님의 돈을 함부로 쓰는 너는 절집에 살 자격이 없다 하면서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더 라구요. 저는 울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은사 스님은 참회의 뜻으로 삼천배를 하라 하셨습니다. 그때의 가르침으로 지금도 근검절약은 제 몸에 배었습니다. 

저에게 하심이 본분을 가르쳐 준 스님도 한 분 계십니다. 해인사에 계시던 지월 스님이십니다. 지월 스님은 누구에게도 말을 하대하시는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해인사 공양주 소임을 볼 때입니다. 하루는 밥을 했는데 태웠습니다. 아이고 죽었구나 생각하고 공양을 올렸는데 지월 스님은 밥이 참 꼬들꼬들하고 맛있다 하시더군요, 한번은 밥을 질게 해서 올렸더니 역시 스님은 오늘은 밥이 촉촉해서 맛있다 하시면서 웃으시더 라구요. 저는 이분처럼 만 해야겠다 마음먹고, 그 분의 하심하는 마음 가르침을 아직도 기억하고 실천하려 하고 있습니다.  

-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을 어떻게 접하면 좋은지 어떤 수행이 적합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요즘 서구 사회에서는 탈 종교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미국에도 교회가 매물로 쏟아지고, 유럽에서도 성당 등 종교 시설이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작은 핸드폰을 통해 알 수 있는 시대입니다.

부처님의 법문도 인터넷 세상에는 다 올라가 있습니다. 시대가 그런 만큼 근기가 출중한 사람이나 대 원력을 가진 이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모두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 해도 스님은 항상 삭발염의하고, 계율을 지키며 인내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일반인들과 스님과의 다른 점입니다. 그러나 점점 스님이 되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참으로 걱정입니다.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부처님을 만날 수 있지만, 저는 절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찰에 들어서면 부처님의 위엄으로 분위기부터가 다릅니다. 속세와는 다른 경외로운 공간에서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법회에 참석해 스님들의 법문을 듣기를 권합니다. 부처님의 법문이 책으로, 인터넷으로 알 수 있지만, 오랜 수행을 통해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법문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가능하면 사찰을 방문해서 부처님과 스님들의 법문을 만나시기를 권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대종사는 조계종 호계원장, 군종교구장, 광동학원 이사장 등 다양한 소임을 살았다. 오랜 경륜에서 나오는 지혜의 힘은 그 누구도 따라하기 힘들다. 스님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떨어진 기증 희망자 수를 회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벌써 50여 곳의 불교사회복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법문을 하고, 기증자 확보를 추진했다. 또한 대 사회적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10월에 열리는 고양 꽃축제와 강화 삼랑성축제 현장에서 부스를 열고 장기기증 홍보를 할 계획이다. 
스님의 온화한 미소와 중생구제의 강한 원력에서 천수천안으로 중생을 구제하시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본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발전을 창간 40년을 맞이한 주간불교 독자들과 함께 응원한다.

편집 정리=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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