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 태그의 글 목록불교인사이드
주간불교신문 | Posted by 불교문화전문기자 김종열 2023. 2. 22. 11:29

소리없는 외침. 지장시왕도에 숨겨진 항일 태극기

반응형

남원 선원사 지장시왕도 변성대왕 관모에서 발견

 남원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은 2월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명부전 지장시왕도에서 초기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태극기와 같은 형태의 태극문양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남원 선원사 지장시왕도. 1917년 제작 봉안

 일제강점기인 1917년 제작 봉안된 지장시왕도는 십대왕과 권속들이 중앙부의 지장보살상을 에워싸고 있는 듯한 형식으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제6 변성대왕 관모에 그려진 초기태극기

 특히 제6대왕인 변성대왕 추정의 대왕상 관 위에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태극기의 모양새가 요즈음 사용하고 있는 국기가 아닌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로 알려진 1882년 제작 ‘이응준 태극기’와 동일한 모양의 태극과, 동일한 위치의 4괘를 하고 있다. 특히 4괘의 순서가 좌로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건(乾), 이(離), 곤(坤), 감(坎) 순인 다른 태극기와 달리 우로부 터 시계방향으로 건(乾), 감(坎), 곤(坤), 이(離) 순으로 진행되는 ‘이응준 태극기’와 일치하고 있음이 특징적이다.

*남원 선원사 지장시왕도 화기

 화기에는 이 지장시왕도는 ‘수룡당 기선(水龍堂琪善)’이 당시 주지로서 ‘진응당 혜찬(震應堂慧璨)’의 증명을 받아 수화승 ‘만총(萬聰)’의 지휘 아래 ‘상오(尙旿), 행은(幸恩), 봉인(奉仁), 명진(明眞), 성열(成烈), 법상(法祥)’ 등이 동참하여 1917년 11월 5일에 시작되었으며, 11월 17일 완성과 함께 대법당에 봉안했다고 전한다. 특히 당시 증명법사인 진은 스님은 만해 한용운 스님과 함께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일본 조동종에 맞서 임제종을 설립해 우리 불교를 수호하는 데 앞장 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장시왕도를 조사한 조계종 성보위원 김창균 교수는 조사보고서에서 다른 어떠한 불화에서도 전혀 볼 수 없는 태극기 그림을 엄정한 일제강점기인데도 불구하고 불화에 그린 이유로 “아마도 악을 멈추고 선을 행하도록 권장하는 제6대왕 변성대왕(變成大王)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며  “유족들이 죽은 자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 죽은 자가 좀 더 좋은 곳으로 태어날(轉生) 수 있게 해준다는 변성대왕의 믿음과 관련지어, 어쩌면 지장시왕에 대한 기도로 인해 장차 반드시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민족의 강한 염원을 나타내기 위한 한 수단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의미를 전했다. 

 또한 송명호 전 문화재청 근대문화재 전문위원은 “불화 속 태극기가 1910년대 이후 사용된 독립운동시기 태극 문양과 같다며 오늘날 태극기의 이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림 아래에는 당시 호남불교를 대표하는 진응스님의 증명 기록도 남아 있어 독립운동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선원사는 송명호 전 위원의 분석을 토대로 태극기 발견을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열 기자

반응형
반응형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국제연맹제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蝙蝠)’」, 「장효근 일기」 5건과,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 1건을 문화재로 등록 했다.



*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국회도서관 소장)



  이번에 등록 예고된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국회도서관 소장)는 3.1운동 이후인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의정원이 1945년 8월 17일까지 개최한 정기회와 임시회 회의록 등이 포함된 자료이다. 임시의정원 의장을 네 차례 역임한 홍진(1877~1946)이 해방 이후인 1945년 12월 1일 환국할 때 국내로 가지고 들어왔고, 홍진이 별세한 이후 유족들이 보관하다 1967년 국회도서관에 기증하였다. 이 문서는 임시의정원이 생산한 기록물 중 현존하는 귀중한 원본 자료로, 임시의정원뿐만 아니라 임시정부의 활동내역과 변천 과정 등을 알 수 있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국제연맹제출 조일관계사료집」(독립기념관 소장)


  「국제연맹제출 조일관계사료집」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편찬한 최초이자 유일한 역사서로, 조선총독부 등에서 발간하는 일제의 선전물이 식민통치의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책은 한일관계사를 삼국 시대부터 연대별로 다루어 일본의 침략성을 실증하고, 경술국치 이후 식민탄압의 잔혹성과 3.1운동의 원인과 전개과정 등을 포함하여 4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100질이 만들어졌으나, 현재 국내에서 완질로 전하는 것은 독립기념관 소장본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윤동주 친필원고」(연세대학교 학술원 소장)


  「윤동주 친필원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유일한 친필원고이다. 개작(改作) 등을 포함하여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쓰여 있는 「윤동주 친필원고」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와 같이 개별 원고를 하나로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 등으로 되어있다. 윤동주의 누이동생인 윤혜원과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인 강처중, 정병욱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유족의 손을 거쳐 2013년 그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기증되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하여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蝙蝠)’」(안동 이육사 문학관 소장)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蝙蝠)’」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이원록, 1904 ~1944)가 남긴 시 ‘편복’의 친필원고로,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대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형상화하였다. 당시 ‘편복’은 일제의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되지 못했으나, 해방 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되어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육사의 시 중에서 가장 중량 있고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편복’의 친필원고는 유족들이 소장해오다 경북 안동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에 기증되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하여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追敍:돌아가신 후 관등을 올리거나 훈장을 줌)하였다.

 

* 「장효근 일기」(독립기념관 소장)


  「장효근 일기」는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장효근(1867~1946)이 1916년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 거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한 한문체의 일기이다. 장효근은 제국신문(帝國新聞), 만세보(萬歲報) 등의 창간과 발행을 통해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하였고, 3.1운동이 추진되던 1919년 2월 27일 천도교에서 운영하던 인쇄소 보성사(普成社)에서 독립선언서 2만여 매를 인쇄하여 배포한 혐의로 5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유족들에 의해 독립기념관에 기증된 그의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사회상과 국내외 정세, 독립운동에 대한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하여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였다.


*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소유=부산광역시 남구청)


 함께 등록이 예고된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소유=부산광역시 남구청)은 해방 이후 귀환 동포와 한국전쟁 중 부산으로 밀려드는 피란민들의 거주 공간 확보를 위해 ‘소(牛) 막사(幕舍)’를 주거시설로 변용(變容)한 것으로 당시 피난민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산업화 시기 인근 지역에 조성된 공장, 항만 등으로 인해 이곳으로 유입된 노동자들의 생활공간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기능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2019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선열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항일독립 문화유산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서대문형무소 등 상징적인 항일독립 문화유산에 대한 종합 정비를 중점 추진하여 그 가치가 국민 곁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문화유산의 보존‧활용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된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등 6건에 대해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




반응형